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매년 여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대규모로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혐오와 불편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러브버그는 박멸해야 할 해충일까요, 아니면 보호해야 할 익충일까요?
러브 버그란 무엇인가?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로,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입니다.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함께 날아다니는 모습 때문에 '러브버그(사랑벌레)'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원래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지역에서 서식하던 곤충으로, 플로리다에서는 '러브버그 철(lovebug season)'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익숙한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함께 활동 영역이 확장되면서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러브 버그가 익충인 이유
생태계에서의 중요한 역할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긍정적인 역할입니다.
유충 시기: 유충은 땅속에서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분해자 역할을 합니다. 이는 생태계 순환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성충 시기: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돕는 화분매개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꿀벌과 같은 역할로 식물의 번식에 도움을 줍니다.
환경 지표로서의 의미
러브버그는 깨끗한 공기를 좋아하는 곤충으로, 이들이 많이 발생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환경이 깨끗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는 이유
대량 발생과 생활 불편
러브버그 방제 요청 민원은 2023년 4,418건에서 2024년 9,296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는 주된 이유는:
- 외모: 바퀴벌레를 연상시키는 검은 외형
- 행동 패턴: 암수가 붙어서 날아다니는 모습
- 대량 발생: 건물 외벽과 창문에 집단으로 달라붙음
- 실내 침입: 불빛을 따라 실내로 들어옴
상업시설 피해
식당이나 카페 등 상업시설에서는 러브버그 사체를 매일 치워야 하는 불편과 고객들의 불쾌감으로 인한 영업 방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해충 vs 익충 논란의 배경
환경단체의 입장
2024년 8월 서울시의회에서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지정하는 조례안이 발의되었을 때, 그린피스를 비롯한 57개 환경단체가 반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러브버그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화학적 방제가 다른 익충들까지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민들의 반응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러브버그는 대량 발생해 시민에게 피해를 끼치니 해충'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시민들은 실질적인 생활 불편을 근거로 해충 분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러브버그 대처 방법
친환경적 대처법
화학적 방제 대신 다음과 같은 친환경적 방법을 권장합니다:
- 방충망 설치: 창문과 출입구에 촘촘한 방충망 설치
- 물 뿌리기: 창문이나 벽에 붙은 러브버그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떨어뜨리기
- 끈끈이 패드: 불빛 주변에 설치하여 실내 침입 방지
- 시간대 조절: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야외 활동 자제
개인 보호 요령
- 어두운 옷 착용: 러브버그는 밝은 색을 좋아하므로 어두운 색 옷을 입으면 달라붙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창문 관리: 저녁 시간대 실내 조명 시 창문을 닫아두기
전문가들의 조언
생태계 균형의 중요성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활동 시기가 짧아 곧 자연적으로 개체수가 줄어들며, 시간이 지나면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조절된다고 설명합니다.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보다는 생태계 균형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장기적 관점
러브버그의 수명은 수컷 3-5일, 암컷 약 1주일 정도로 매우 짧으며, 전문가들은 최대 7월 중순까지만 활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결론: 공존을 위한 지혜
러브버그는 분명히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화학적 방제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결국 서울시의회는 러브버그 해충 지정 조례안의 논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환경 보호와 시민 편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와의 공존은 우리가 자연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더 큰 질문을 던집니다.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Q&A
Q1: 러브버그가 모기를 잡아먹나요?
A: 아닙니다. 러브버그는 턱이 없고 다른 날아다니는 곤충을 붙잡을 만큼 속도가 빠르지 못합니다. 모기를 잡아먹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Q2: 러브버그는 왜 항상 두 마리가 붙어 있나요?
A: 러브버그는 습성상 낮에는 짝이 지어진 채로 함께 날아서 이동하고, 밤에도 풀숲에서 함께 머무릅니다. 며칠 동안 계속 짝짓기를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단지 함께 행동하는 것입니다.
Q3: 러브버그에 물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러브버그는 턱이 없기 때문에 물지 않습니다. 독성도 없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Q4: 언제까지 러브버그가 나타날까요?
A: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최대 7월 중순까지 활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햇빛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저하되어 서서히 자연 소멸됩니다.
Q5: 러브버그 때문에 살충제를 써도 될까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화학적 방제는 러브버그뿐만 아니라 꿀벌, 나비 같은 유익한 곤충들도 박멸할 수 있으며,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 뿌리기 같은 친환경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