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유전체 분석 결과, 한국의 러브버그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태풍과 수해로 서식지를 잃은 중국의 러브버그가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이주한 놀라운 이야기를 알아보세요.
러브버그란 무엇인가?
털파리과 우단털파리속에 속하는 곤충으로, 암컷과 수컷이 시종일관 서로 짝짓기를 하면서 날아다닌다고 해서 흔히 대한민국에서는 "러브버그"라고도 불립니다. 공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이며, 몸길이는 6~6.5mm 정도의 작은 곤충입니다.
러브버그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해 방충망이 있어도 집안까지 들어올 수 있습니다. 특히 가슴 부분이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암수가 짝을 이룬 채 비행하는 독특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 유입설의 과학적 근거
유전체 분석으로 밝혀진 진실
2025년 유전체를 비교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중국 남부나 대만 쪽이 아닌 더 북쪽의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왔다고 합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남중국이나 오키나와 기원설과는 다른 결과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러브버그의 정확한 원산지가 밝혀진 것입니다.
신승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가장 처음 발견된 지역이 인천이므로 중국의 항구에서 배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인천시와 산둥성의 연안도시들은 역사적으로 교류가 잦았기 때문에 이러한 추정이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칭다오와 한국 러브버그의 공통점
남중국이나 오키나와의 러브버그가 5월과 9월에 2번에 걸쳐 짝짓기를 하는 반면 칭다오와 한국의 러브버그는 여름에 한 번 짝짓기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의 유사성은 한국 러브버그의 중국 칭다오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태풍이 만든 대이주 시나리오
중국의 자연재해와 러브버그 이주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1~2개 정도"라며 "그러면서 최근에 이 태풍들이 일본 쪽로나 아니면 중국의 남부로 해서 타이완을 거쳐 중국 쪽으로 관통 하다 보니까 중국 남부 쪽에 수해가 많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러브버그는 축산 농가의 축산 곤충인데, 중국의 축산 농가들이 수해로 잠기니 서식처가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서식지를 잃은 러브버그들이 생존을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주를 시작한 것입니다.
기류를 타고 온 자연스러운 이주
양 교수는 "러브버그가 기류를 타고 위로 날다 보니, 서풍으로 인해 자연스레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인위적인 유입이 아닌, 자연재해로 인한 생물학적 대응의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한국에서의 발견과 확산 과정
최초 발견과 확산 경로
한국에서는 2015년에 처음 관찰됐습니다. 원래 중국 동남부나 일본 오키나와에 주로 서식했지만 2022년부터 우리나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후 새 환경에 정착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빛을 좇아 주민 생활공간에도 모여들면서 시민들의 눈에 잘 띄게 됐습니다. 특히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대량 발생
서울에서도 지난 2022년부터 서북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자 지난해 시는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국립생물자원관과 친환경 관리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러브버그의 생태적 역할과 중요성
익충으로서의 가치
러브버그는 단순한 불편한 곤충이 아닙니다. 러브버그 유충의 경우 낙엽을 분해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해요 러브버그 성충의 경우 꿀벌과 같이 꽃의 수분을 도와요
이처럼 러브버그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으로, 무분별한 박멸보다는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개체 수 조절
서울 은평구 등 과거 대량 발생 지역에서는 러브버그 개체 수가 감소했습니다. 까치 등은 붉은등우단털파리 유입 초기에는 낯선 존재로 인식해 꺼리다가 점차 먹잇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생태계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친환경적 대처 방안
화학적 방제의 문제점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화학적 방제를 하면 러브버그 외에 다른 곤충들도 모두 죽일 수 있고,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며 "'그물'처럼 이어진 생태계에 구멍이 생기면, 새 종이 유입됐을 때 또 대발생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장되는 대처법
서울시는 LED 전구 빛을 사용해 러브버그를 잡는 친환경 광원포집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입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효과적입니다:
- 방충망의 빈 공간 보수하기
- 밝은 색 옷 대신 어두운 색 옷 착용하기
- 끈끈이 트랩 활용하기
- 야간 조명 사용 줄이기
Q&A: 러브버그에 대한 궁금증 해결
Q: 러브버그가 사람에게 해로운가요?
A: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입니다. 단지 시각적 불쾌감을 줄 뿐 직접적인 해는 없습니다.
Q: 러브버그는 언제까지 활동하나요?
A: 러브버그는 햇빛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저하되어 서서히 자연소멸되므로 수명이 약 1주일 정도 됩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최대 7월 중순까지 활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Q: 왜 두 마리가 항상 붙어 있나요?
A: 러브버그는 성충이 된 이후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먹이를 먹거나 비행하기 때문에 통칭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립니다. 이는 다른 수컷의 접근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Q: 러브버그를 완전히 박멸할 수 있나요?
A: 박 연구관은 "러브버그를 박멸할 방법은 없고, '공존'하는 방법뿐이다. 서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접점을 찾기 위한 '친환경 방제'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Q: 매년 같은 수준으로 발생하나요?
A: 과거 대발생이 있었던 지역이라도 매년 유사한 규모·밀도의 러브버그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환경 조건과 생태계 변화에 따라 발생량이 달라집니다.
결론: 자연의 이주와 공존의 지혜
러브버그의 중국 유입설은 단순한 추측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가진 사실입니다. 중국 칭다오에서 시작된 이들의 한반도 이주는 태풍과 수해라는 자연재해가 만든 생존을 위한 대장정이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들을 적으로 여기기보다는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화학적 방제보다는 친환경적 관리를, 박멸보다는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
러브버그의 이야기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생물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